엄마...
폭싹 속았수다,,를 눈물 쏟으며 완주하고나서인지도 모르지만,
요즘 부모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아이가 곧 대학을 갈 것이라 생각하니,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뭘 더 해줄까, 그동안 소홀했던 나도 반성이 되고...
아이는 국제학교를 오래 다녀서
영어가 더 편하고 국적으로 친구를 사귀지 않고,
어찌보면 한국인이라고 보기 애매한
진짜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되었다.
학교 생활에서
아이가 너무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스포츠인데,
JV 부터 농구팀에서 캡틴을 하고, Varsity팀까지 올라왔다.
시험이 있어도, 퀴즈가 있건 숙제가 있건
같은 날 훈련이 있다면 훈련에 빠진적이없어서
일주일 두번 6시 반에 학교에서 훈련하고 수업듣고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시합,
나머지 두어번은 학교 헬스장에서 PT 세션까지
운동에 미친듯 달려왔다.
중남미 농구 연합 대회가 있는데, 여기는 농구 팀 주전 5명과, 후보 5명 딱 10명만 참가할 수 있고
작년엔 페루, 올해는 칠레에서 경기가 있다.
아이가 이 대회 출전 티어를 뽑는 두어달 동안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그래서 코치가 이 대회 출전티어에서 빼버린거다.
JV부터 아들을 봐왔던 코치는 무릎 수술로 자리를 잠깐 비운 상황이었는데,
무조건 실력으로 뽑는다더니,,,
울 아들은 10명에서 빠졌다는 소식...ㅠ.ㅠ
농구팀 어느 누구도 울 아들만큼 훈련에 빠진 적 없고,
여기 아이들 모두 훈련에 이리 성실한 아이가 없는데,
컨디션 안좋으면 그냥 빠지고, 시합도 안올때도 많았는데,
아무리 실력으로 뽑는다지만
울 아들보다 못하던 애들도 그냥 바짝 컨디션 오른 아이가 대신 올라갔다.
주전은 클럽 농구도 뛰는 신체 조건이 너무나 우수하고 실력있는 아이들이 되어서 할말은 없지만
아들은 크게 실망한 모양이었다.
이 통보를 받고, 일주일은 말없이 집에서 잠만 12시간씩 자더라니,,,ㅠ.ㅠ
애민 뭣도 모르고 고학년이라 피곤한 줄,,,
일주일 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지금 코치와 이전 코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모르지만,
학교 농구팀에 성실성과 열정은 어디로 간것인지,
완곡하고도 강경하게,
아이들이 이런 Set Back을 겪는게 힘든 일이고, 인생에서든 어느 사회에서든 겪어야 하지만
이번 결정이 아이가 가진 열정을 꺾이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코치는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는데,
당장 아들보다 여러 포지션을 백업할 수 있는 아이를 우선으로 골랐고,
부상인 아이가 생기면 아들에게도 기회가 갈거라고...
( 말이야, 방구야...ㅠ.ㅠ)
이틀 뒤면 대회 출발인데
지난주 시합에서 울 아들은 코치 보라는 듯 날라다녀서
주전보다 더 오랜 시간 경기를 뛰었고
지난주 시합에서 아들의 경기를 본 팀 멤버들과 이전 코치까지
이번 대회 티어들에 아들이 빠진 것을 불만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 이번 대회를 위해선 울 아들이 가야한다고,,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코치는 티어를 발표했고
지난 시합 부상이 생긴 아이가 있었지만,
그 아이도 너무나 가고싶었던 나머지
의사를 만나고 MRI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팔에 얇은 고정 깁스를 하고도 대회 참가를 고집!
결국 끝까지 아들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대회전까지 어떤 일이 있건
니가 처음 먹은 농구에 대한 마음을 접거나,
니가 보여준 성실함을 포기하지말라고 했는데,
마지막 희망이었던 오늘까지도 연락이 없자,
아들은
내일 대회전 마지막 연습인 내일 새벽운동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자버린다.
정말 다시 없을 추억이 될거라 너무 기대했고,
공부도 중요하지만
꼭 참가해서 같이 팀 승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이의 실망이
내 실패처럼 맘이 아프다.
그저 든든한 밥 말고는
해 줄 수 있는 게 없네...